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저번 포스팅에 이어서 포어권 국가들의 회계처리 기준과 한국의 회계처리 기준을 비교하고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찾아보면서 회계처리 기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1. GAAP과 IFRS의 차이점 : 공정가치란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
저번 포스팅에서는 GAAP이 무엇인지 IFRS가 무엇인지 확인해보았습니다. 오늘은 IFRS가 GAAP에 비해 공정가치를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씀드린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포스팅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정가치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공정가치(Fair Value)는 자산이나 부채의 현재 시장 가치 또는 교환 가치를 나타내는 회계 및 금융 용어입니다. 이는 공정한 거래에서 자산을 매도하거나 부채를 이전할 때 받을 수 있는 금액 또는 지급해야 할 금액을 의미합니다. 이렇게만 들으면 상당히 딱딱해 보이는 용어인데요, 일상생활에서 예시를 찾아보면 친숙하게 느껴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식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인데요 코스피 혹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주식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열려 있고 누구나 매수 매도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주식을 매도한다면 현재 호가에 매도할 수 있죠. 따라서 확인할 수 있는 주식의 가격(주가)이 그 자체로 공정가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정가치 측정이 상당히 까다로운 물건도 존재합니다. 바로 주관적인 가치가 크거나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가령 안경이나 결혼식 맞춤 드레스 정도가 공정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일 것입니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경우는 부동산이나 표준화 되어있지 않은 파생상품 등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항상 예외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공정가치 측정이 까다로운 물건 중 파생상품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죠.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금융위기입니다. 당시 CDO와 같은 구조화 상품은 기초자산의 현금흐름을 재구성하여 만든 복잡한 금융상품이었습니다. CDO는 다양한 자산을 묶어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만든 뒤,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설계됩니다. 쉽게 말해서 여러가지의 자산을 입맛대로 섞고 이를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다시 재판매 하는 것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이러한 CDO는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미국에서는 강아지 이름으로 주택을 매입해도 돈을 빌려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너무나 낙관적으로 신용을 평가하였고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는 대출 상환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CDO의 기초자산인 주택담보대출에서 대규모 상환 불능사태가 발생하였고 이는 CDO의 가치를 크게 하락시켰습니다. CDO의 가치 하락은 CDO에 투자한 기관들의 자산가치를 크게 하락시켰고 연쇄 부도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GAAP 기반 회계처리에서는 공정가치 측정을 강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기초자산인 주택담보대출이 상환되지 않을 때도, 그로 인해 CDO의 가치가 하락할 때도, 마침내 기관들의 자산가치가 하락할 때 조차 제대로 된 공정가치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공정가치 측정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고 아무리 주관적이고 거래가 활발하지 않더라도 상장기업과 금융기관에는 한국, 포르투갈, 브라질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IFRS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 그렇다면 왜 IFRS가 GAAP보다 공정가치 측정에 유리한가?
그 이유는 바로 IFRS는 원칙주의에 기반을 두고 GAAP은 규칙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칙주의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방식입니다. 원칙 자체는 간결하고 포괄적이며, 구체적인 상황에서 적용하는 방식은 실무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반면 규칙주의는 각 상황에 맞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규정과 절차를 제시하여 그에 따라 행동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명확한 규칙을 정해 두어 어떤 경우에도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려 합니다.
이렇게 말로 설명하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원칙주의와 규칙주의가 가장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것이 바로 공정가치 평가이고 그 중에서도 평가가 힘든 상품들의 평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경우처럼 안경의 가치평가나 맞춤 드레스 가치평가 방식이 규칙주의에서는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그 가치를 평가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원칙주의에서는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가치평가방법을 결정할 수 있고 그에 따라서 안경과 맞춤 드레스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CDO와 같은 새로운 금융상품의 가치평가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공정가치를 평가하여 공시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새로운 금융상품의 평가를 위해서는 회계사 뿐만 아니라 해당 금융상품에 지식이 있는 교수님이나 연구원 혹은 증권사 직원 등에게 도움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정가치의 정확한 측정과 공시의 중요성을 깨달은 대부분의 국가들 에서는 IFRS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은 국제 기준에 대한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자국이 개발한 GAAP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는 모습은 아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3. 한국, 포르투갈 그리고 브라질의 회계 기준 적용의 비교
저번 포스팅에서도 설명 드렸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간략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한국과 포르투갈 그리고 브라질 모두 상장기업과 금융기관 등 사회적 영향력이 큰 기업에게는 IFRS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반면 사회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비상장 기업 등 에게는 기존에 사용하던 회계기준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번 포스팅에서도 설명드린 것 처럼 한국에서는 K-GAAP을 사용하고 있고 포르투갈에서는 SNC를 사용 중입니다. 그리고 브라질에서는 BR-GAAP과 IFRS for SMEs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회적 영향력에 따라 다른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이유도 근본적으로는 공정가치 측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상장기업과 대규모 기업은 모두 주식, 채권과 같은 일반 금융상품 뿐만 아니라 공정가치 측정이 힘든 파생상품 등도 모두 공정가치로 평가해야 합니다. 이는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원칙주의에 기반하여 측정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투입됩니다. 따라서 비상장 중소기업의 여건을 고려하여 IFRS가 아닌 공정가치 측정이 중요하지 않은 GAAP 등을 선택하도록 한 것입니다.
4. 마치며
오늘은 저번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하였던 IFRS와 GAAP과의 차이 발생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이러한 이유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이 각 기업에 회계기준을 적용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아보았습니다. 저번 포스팅과 이번 포스팅을 동시에 읽어 보시면서 IFRS와 GAAP과의 차이점을 인지하고 포르투갈어권 국가들이 어떻게 회계기준을 적용하는지 조금은 더 잘 이해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